올 블랙의 신사로 거듭나다.
구두도 신었고 블랙의 와이셔츠도 멋드러지게
걸쳤건만 왜 이리 떨리는지 …
페달을 밟을 때마다 무릎까지 다 진동이 느껴졌다.
정민이는 신입생연주회를 앞두고 기대반 설렘반이었다.
기대도 되었는데 아니 왜 자꾸 떨리는지…
리스트의 탄식을 연주하며 강약을 조절하는 법도 배우고 숨소리처럼 고르게 내는 법도 배워가니 여간 고난도 테크닉이 아니다.
아마 신입생들의 처음 연주회를 통해
친구들의 실력이 뚜껑이 열리며 서로 견제와 비교,
때론 격려와 도움을 주며 한 뼘 성장하는 소리를 듣는다.
여자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주눅들지 않고
반장으로 아이들을 이끌고 주도하기 보다
친구들이 빛나도록 자기는 배경이 되어 주고
강아지똥처럼 거름이 되어 주겠다고 매번 다짐을 한다.
쉽지 않은 통학길을 새벽부터 즐거이 일어나 준비하고 룰루랄라 학교에 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감사하다.
밤 늦도록 연습하고 녹초가 되어 돌아오는 모습도 안쓰럽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시간과
마음을 드려 열심을 내는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무엇이 되어야만 아름다운가...?
봄에 피는 모든 꽃은 다 자신의 어떠함을 자랑하고 있다.
크든 작든, 붉던 하얗던, 많던 적던 모든 꽃은
그 이름으로 불리며 자신을 드러낸다.
나는 지금 나무처럼 쑥쑥 자라고 있는 정민이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누군가의 아름다움으로 불리고 그의 걸맞는 이름이 있는
삶은 성공의 꼭대기가 아니라 오르는 길에서 누리는
기쁨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날마다 정민이의 행진을 기뻐하며 박수를 쳐 주고 있다.
그 가는 길을 함께 걸으며 울고 웃고 함께 성장해 가련다.
나중에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우뚝 서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다만 귀한 아들로~
하나님을 첫 자리에 놓은 자녀로~
다른 사람의 삶에 버팀목으로 살아가는 삶이라면~
정민이는 이미 성공한 삶이라 명할 것이다.
참 잘했다.
부족하고 실수했지만 성장의 과정이기에 아름답다.
두고 보기에도 아까운 아들,
어디다 놓아도 잘 살아갈 아들,
뭐든 도전해서 감당해 낼 아들,
그런 아들이 여기있어 우리는 행복의 징검다리를
날마다 건넌다.
다 된 것 같이 주저 앉지 않고 계속 손을 맞잡고
힘차게 걸어가련다.
정민아~ !!
잘 했다.
멋지다.
사랑한다.
2021년 3월 어느 멋진날에...
#세종예고_신입생연주회
#리스트의_탄식_기대_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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